요즘 부쩍 새벽잠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알람을 몇 번이나 꺼내며 일어나기 싫어하던 제가, 어느 순간 새벽이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다시 누워보지만 좀처럼 잠은 오지 않고, 차라리 몸이라도 움직여보자 싶어 무작정 집을 나섰습니다.
도착한 곳은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늘 차로만 스쳐 지나가던 이곳을 조깅 장소로 삼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바람이 차갑지 않은 봄 새벽, 조금은 서늘한 공기가 몸을 깨워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땐 살짝 긴장됐지만, 몇 걸음 뛰다 보니 이른 아침의 고요함이 오히려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도 드물고, 새들의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만이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 이런 걸까 싶었습니다.
씨사이드파크는 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조깅 코스가 매력적입니다.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길 양옆으로는 키 큰 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햇살을 자연스럽게 막아주고, 걷거나 뛰기에 부담 없는 폭이어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표시된 거리 표지판도 운동 루틴을 계획하는 데 꽤 도움이 되더군요. 저는 ‘4.0km’ 표시가 보이는 지점까지 천천히 뛰어보고, 돌아올 땐 걸으며 숨을 고르는 방식으로 조깅을 마쳤습니다.
조금씩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주변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붉은빛이 바다 위에 물들기 시작하는 순간, 괜히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나왔던 아침이 이렇게 선물처럼 다가오다니요. 벤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이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운동 후에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더군요. 어떤 분은 자전거를 타고 시원하게 달리고, 어떤 분은 산책을 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곳이 새벽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씨사이드파크에는 조깅 말고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좋고, 족욕 시설도 있어서 간단히 피로를 풀기 좋습니다. 바닷물로 하는 족욕은 확실히 일반 족욕과는 또 다른 시원함이 있습니다.
또 하나 반가웠던 건 주차장이 최근에 새로 단장됐다는 점입니다.
공간이 넉넉해져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큰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겠더군요. 아침 일찍 나올 때 주차 스트레스 없이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처럼, 새벽에 눈이 떠졌을 때 다시 눕기보다 이렇게 나와서 몸을 움직이는 선택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새벽의 조용함과 자연이 주는 여유, 그리고 땀 흘린 뒤 느끼는 상쾌함이 하루를 새롭게 열어줍니다.
혹시 저처럼 새벽에 종종 눈이 일찍 떠지는 분이 계시다면, 영종도 씨사이드파크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달리기든, 걷기든, 자전거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이곳의 공기와 풍경만으로도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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